집합 행동 vs 개인 행동: 잘못된 선택?

2021 1월부터 저는 사회정의 콘텐츠를 올리는 패션프루트에서 글을 쓰고 있어요. 거기서 올린 글은 여기에도 동시에 올리고 있어요. 저는 글을 영어로 썼는데, 정주영 한국어로 번역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원래 포스트는 여기서 읽을 있어요.


2021년 9월 27일

1992년에 나온 고전 영화 <저수지의 개들>에는 팁을 주는 행위에 대해 갱들이 토론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팁을 받는 직업은 최저 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지적되자, 갱들 중 한 명이 최저 임금을 높이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의향이 있다면서도 웨이트리스에게 팁을 주는 것은 끝까지 거절합니다. 이 영화가 나온 지 거의 30년이 지났지만, 이 장면은 개인 행동과 집합 행동 사이의 철학적 견해차를 드러냅니다.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 같은 1980년대의 보수 지도층은 개인주의를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특히 레이건은 “범법 행위가 일어날 때마다 범법자가 아니라 사회가 죄인이라는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냉전 시대의 인물들은 우리를 잘못된 선택으로 유도합니다. 어떤 문제든, 문제의 증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주의로 치우친 관점은 미국의 실업에 대한 담론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제한 조치들이 해제되면서 영업을 재개한 상점들은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익은 이를 근거로 정부 지원이 사람들로 하여금 나태하고 노동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에 집중하는 관점은 다른 이유를 간과하게 만듭니다. 예컨대 건강에 대한 여전한 우려, 보육 서비스 부족, 코로나 이전보다 낮아진 임금 등이 있습니다.

그 결과 좌파 성향의 많은 사람들이 체제와 사회 환경의 영향을 강조함으로써 개인주의적 논리에 반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서 경관 개개인의 성향을 논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그보다는 현재의 치안 유지 활동이 주변화된 집단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논해야 합니다. 사태의 큰 그림이 아니라 경관 개개인에 치중하는 것은 경찰 문화의 문제적인 부분이 간과되고 지속되도록 할 뿐입니다.

더욱이, 환경이 개인의 선택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합니다. 이런 사실을 무시하면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부유한 지역에 있는 학교들이 가난한 지역의 학교들보다 성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부유한 지역은 학생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인주의적 관점에 매몰된 사람은 이를 간과하고 가난한 사람은 선천적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개인에 치중하는 대신 체제와 사회에 주목하는 이런 관점은 종종 개인의 선택과 모순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관점은 개인의 선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가진 힘은 체제의 힘보다 약하다는 것입니다. 앞서 든 학교의 사례를 활용하자면,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학군의 학생들도 학업에 열심히 임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이 학생들은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앞에서 논한 잘못된 이분법은 좌파가 중요시하는 많은 문제를 불분명하게 만듭니다. 예컨대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 젠더 정체성에 씌워진 오명을 벗기는 일이나 대마 합법화, 언론 자유, 낙태할 권리 보호 등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개인주의” 아니면 “집단주의”라는 이분법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문제가 한창이던 때 좌파 진영은 광범위한 노력과 개인의 행동 모두를 지지했습니다. 운동가들은 임대료 동결, 부채 탕감, 현금 지원을 촉구한 동시에, 개인들로 하여금 마스크를 착용하고, 팁을 넉넉히 주고, 가능한 한 집에 머무르도록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는 전염병 범유행 상황이 아니더라도 참고하기 좋은 방침입니다. 더 나아지길 요구하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해지는 것입니다. 나무를 보느라 숲을 놓쳐서는 안되겠지만, 좋은 사람이 되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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